심리명상 지혜

위빠사나 명상- 습관을 바꾸는 방법

김영국 행복명상센터 2019. 10. 2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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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빠사나 명상- 습관을 바꾸는 방법





지난달 추석때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5일간 위빠사나 수행을 하고 왔다. 

5일간의 수행경험은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어리석음이라는 갑옷속에 숨어있는 나를 보았으며

나오려 하지 않는 고집불통인 나를 보았으며

내가 대단하다는 오만함에 사로잡힌 나를 보았으며

무의식에 묻혀진 숙제를 해결하지 않기 위해서 

매일 긍정적인 최면을 거는 나약한 나를 보았다.

너무나도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그나마 나를 가장 객관적으로 본 소중한 경험인듯 싶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일상생활에 서서히 물들어갔다. 

그렇지만 내 삶에 달라진 점이 하나둘 늘어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짧게는 10분이라도 명상을 하고 있으며

기분이 우울하거나 멍해질때 알아차림을 하고있는 나를 보게 되었다.

예전 같으면 무조건 1시간이고 2시간이고

그 마음이 풀릴때까지 걷기만 하던 내가 

이제는 잠시 눈을 감고 호흡을 하며 

내 마음을 더 깊이 마주하려는 좋은 자세를 보이곤 한다. ㅎ



오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일상의 알아차림이다.

나는 집중력이 매우 탁월한 사람이다.

조금 부정적으로 말하면 하나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그래서 어떤 임무나 목적수행을 함에 있어서 잘하지만

일상적인 소소한 삶에 대해서는 실수투성이다.

자주 실수하고 덤벙거리고 자주 넘어지고

우왕좌왕 이리갔다 저리갔다 그냥 에너지만 넘친다.

성격은 엄청나게 섬세하고 예민하지만

하는 행동에 대한 알아차림은 매우 부족한 사람이다. 

일을 할때 혼신을 다하기 때문에 나름 철두철미하게 하지만

그 이외에는 어린애처럼 정돈되지 않았다. 

일요일날 혼자 가방메고 학교 간적도 있으며

학교를 갔는데 가방을 놔두고 간적도 있었다.

나는 열정은 가득하지만 정신사나운 존재였다.  

고등학교때 별명이 초랭이 오두방정이였다. 


그런 내가 명상 심리에 관한 일을 하고 있는것은 아니러니하다.

위빠사나 집중수행후 나는 수시로 일상의 알아차림을 하고 있다. 

나의 행동 하나하나 알아차리면서 나를 관찰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아무 생각 없이 했던 행동 하나하나가 보였다. 

나의 실수 하나하나를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는데

이 얼마나 위험하고 무지한지를 알게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습관의 노예가 된다. 




예를 들면..

하루에도 여러번 문을 쾅쾅 닫기도 한다. 

음식을 먹으면서 딴생각 하면서 혀를 씹는다.

(오늘도 볼을 두번 씹음 ㅠㅠ)

급하게 컵을 씻다보니 깨질뻔한 경우가 있다. 

아침에 분노의 칫솔짓을 한다. 

파란불이 사라지려하자 갑자기 뛰어가려고 반응한다.

끊었던 담배를 맛있게 피는 상상을 한다.

계단을 급하게 내려가서 넘어질뻔한 적이 있다.

밥과 반찬을 한번에 입에 집어 넣으려고 한다.

출근할때 꼭 하나씩 깜빡하고 놓친다.

길거리를 걸어가면서 스마트폰에 몰입한다.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고 바로 닫지 않는다.

이외에도 나는 하루에 수십번 수백번 이상의 

실수를 하곤 한다. 

나의 행동 하나하나를 분명하게 알아차렸다면

99%의 실수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1%는 천재지변? ㅎ


물론 문을 쾅쾅 닫는 것이 인생에서 중요한 것도 아니고

그런 실수가 나를 병들게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소소한 알아차림이 되지 않고

실수가 커졌을때 나중에는 감당할수 없는

무의식적인 습관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러면 나쁜 습관은 내 몸과 마음과 영혼에 물들게 된다.

중독자가 술과 담배를 끊을때 목숨걸고 끊어야 한다. 

이미 뚱뚱이가 되어버리면 목숨걸고 다이어트해야 한다. 

지나간 실수를 아무리 후회하고 돌이켜도 의미가 없다. 



예전에는 덜렁거리는 나의 성격에 대해서 

오히려 좋게 생각했었다.

아니 사실은 일을 할때 너무나도 에너지를 많이 쓰기 때문에

일상에서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살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대충대충 덜렁거리고 싶었을 뿐이다.

그러나 최근 한달정도 내 행동에 대한 알아차림을 한 결과

이는 단지 아무 생각없이 사는 무지함만 가득한 모습이다.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실수들이 습관이 되면서 큰 사고의 불씨가 된다는 것이다.



에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는데 

요즘에는 나의 행동을 보면서 부끄럽기도하고 

짜증나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다. 

그냥 모르고 살았을때가 더 편할정도로 너무나도 많은 것이 보인다.

이 일상의 알아차림이 익숙해져서 편해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이제는 계단을 걸을때도 왼발 오른발 알아차림을 하고 있으며

걷기 명상할때도 발의 감각에 집중하며 걷곤 한다 .

당장 나에게 큰 변화는 없지만

최소한 내가 어떻게 실수를 하며 살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무지함이 왜 가장 큰 죄(?)인지를 조금 알듯 싶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결과를 탓하게 되고

좋지 않는 결과에 원인제공을 한 주변 사람을 탓하게 된다. 

마치 습관이 나를 이렇게 만든것인양 스스로 착각한다. 

그렇게 운명 결정론자인양 회의적으로 빠져버린다.



그러나 그 모든 삶의 과정속에서 내가 존재하고 있다.

내가 그 순간 순간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어둠속에 빠짐과 동시에 고통을 내가 직접 만들어가게 된다. 

그 고통으로 인해서 나는 오랜시간 괴로워해야 한다. 

고통을 받는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사라지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이런 섬세한 알아차림이 되지 않으면

제2, 제3의 실수를 또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꼭 벌을 받고나서 후회하며 살아가야 하는가?

뒤늦은 후회 깨달음은 어리석음에 대한 결과일 뿐이다. 

물론 그 아픔을 딛고 더 멋진 사람이 된다면 

축복할 만한 일이지만

그 고통을 겪고 나서 얼마지나지 않고 

또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습관을 바꾸는 방법은 일상의 알아차림이다. 

그런 위빠사나 명상의 알아차림이 되었을때 

무지한 습관의 떼가 서서히 벗겨지는 것이다.




예전에 티비에서 본 기억이 난다.

평생 돈밖에 모르는 할머니가 암에 걸렸다. 

먹지도 않고 쉬지도 않고 약도 안 먹었다. 

그제서야 부랴부랴 건강관리에 힘을 썼다고 한다. 

다행히 회복이 되었으며 새로운 건강한 삶을 찾게 되었다. 

그런데 1년도 되지 않아 다시 스크루지 할머니가 되면서

예전처럼 악착같이 살다가 재발해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딸을 서울대에 보내기 위해 아이를 쥐잡듯이 잡았다. 

결국 공황장애가 터져버렸고 망상까지 생겼다.

딸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학교도 보내지 않았다. 

겨우 회복이 되어서 예전 모습으로 돌아왔는데

조금만 더 참고 공부하라며 결국 학교로 밀어 버렸다.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되었다.

  



일상의 알아차림 명상은 참 중요하다.

차를 타고 풍경을 볼때와

한발 한벌 걸으면서 보는 풍경은 천지차이이다.

우리는 너무나도 많은 것을 놓치고 살아간다. 

보았다고 하지만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살아간다. 

들었다고 하지만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살아간다. 

잠시 멈추고 천천히 호흡하며 일상을 살아가면

너무나도 많은 즐거움과 재미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과거속의 후회와 미래의 불안이

몰려와서 현재의 나를 이리저리 정신없이 괴롭힐 것이다. 

우울증에 빠지고 불안증에 빠지고

일에 미치고 나쁜습관 중독에 빠지고

분노조절장애에 빠지는등

우리는 어두운 미로속에 갇혀서 허우적 거릴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도 실수하고 알아차린다. 

예전에는 실수한지도 모르고 살아갔다.

그냥 실수한 나를 보며 짜증을 냈을 뿐이다. 

왜 실수했는지를 분명하게 알기 때문에 덜 짜증이 난다. 

다음부터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명확하게 알수가 있다. 

설령 또 실수하더라도 다시 알아차리고자 노력한다. 

한달간 일상의 알아차림이 나에게 작은 변화를 주었다.

조금 좋아진 것들이 있다면....

마음을 다스리는 힘이 살짝 커졌다는것...

행동이 조금씩 느려지고 있다는것...

물건을 떨어트리거나 놓치는 횟수가 줄어든다는 것...

 사실을 보는 눈이 조금 선명해졌다는것...

계단을 오르내릴때 하나씩 알아차리며 간다는 것...

전보다 호흡이 부드러워졌다는 것... 



허리디스크 환자가 재활치료를 하듯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발을 내 딛듯..

시각장애인이 손과 지팡이의 감각으로 걸어가는것처럼..

귀가 잘 안들리는 사람이 온 힘을 집중해서 

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그러한 섬세한 알아차림,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한

귀기울임이 있다면 우리는 운명이라는 수레바퀴의 주인공이 될수 있다.

위빠사나 명상은 지혜수행이다. 

매 순간 깨어있으며 알아차림에 관한 수행이다. 

최고의 습관을 바꾸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김영국 행복명상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