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 행복칼럼

음식에 대한 욕구와 알아차림 명상 (feat:폭식증치료)

김영국 행복명상센터 2019. 3. 1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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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한 욕구와 알아차림 명상 (feat:폭식증치료)






한때는 일주일에 6일정도 매일 새벽까지 술을 먹었다.

술의 중독에서 벗어난지는 불과 4년정도 된것 같다.

한때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담배를 핀 골초였다.

담배의 중독에서 벗어난지는 2년정도 된것 같다.

술을 끊는데 새끼 손가락하나 부러질 정도의 

후유증(고통)을 겪었다.

담배를 끊는데 심장이 반으로 쪼개질 정도의 

지옥을 겪었다. ㅎㅎ

중독증을 치료한다는 것은 너무 어렵다.ㅠㅠ

아직도 담배라는 악마는 나를 유혹한다. 

가끔 죽음 앞에서도 겁을 먹지 않는 내가

담배 앞에서는 고양이 앞의 쥐처럼 무기력했다.

술과 담배로부터 멀어지니 새로운 친구가 찾아왔다. 




바로 음식이다.

나는 소원이 살찌는 것이라 이 참에 많이 먹었다.

58kg 이던 몸무게가 무려 72kg까지쪘다.

너무 찐거 같아서 적정수준인 67kg까지 만들었다.

그런데 이미 나의 위는 비대해졌다.

아침을 간단하게 먹다보니 

가끔 배가 고플때 한식부페를 찾곤 한다.

이때다 싶어서 종류별로 폭풍 흡입을 한다.

너무나도 맛있고 기분이 좋다. 

그런데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빵빵하게 부른다. 

오후에 상담을 해야 하는데 속이 더부룩하고

답답하다.

상담을 한다는 것은 온전히 그 사람의 마음에 집중해야 하는데

폭식을 하고난뒤에는 집중도가 떨어진다.

내 컨디션 관리를 잘못했다는 것이 더러 화가난다.

그런데 이미 익숙해져버린 나의 음식습관은

쉽게 멈춰지지 않는다. 

그렇다고해서 엄청 많이 먹는 것은 아니고

부페에서 딱 두접시 정도이다.



며칠전 일이있어서 아침을 거르게 되었다. 

그래서 여전히 한식부페를 찾아갔다. 

일단 내가 먹고 싶은 음식위주로 한접시 뚝딱했다.

배가 부른 느낌은 아니고 약간 허전한 정도였다.

평상시라면 당연히 한접시 더 퍼와야했다.

그런데 잠시 머리속에서 이런 저런 생각이 올라왔다. 

" 한접시 더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까?"

" 한접시 먹으면 7천원이 아깝고

두접시 먹으면 7천원 값어치를 한건가?"

" 두접시 먹고 배가 빵빵하게 부른것이 행복한걸까?"
" 어차피 배는 불렀다고 다시 꺼질텐데

오늘살다 죽을것처럼 많이 먹는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 배가 부르면 저녁에 두시간 살뺀다고 걸을텐데??? "

" 배가 불러서 오후내내 정신이 몽롱하고 피곤할텐데?"

" 오히려 많이 먹는것이 나에게 손해 아닌가?"

" 그동안 나는 무슨 생각으로 배터지도록 음식을 먹은건가?"

뇌관이 터지면서 폭풍처럼 잔소리 꾼이 나타나서

나를 질책을 하는 것이다. ㅎㅎ




이미 나의 생각은 두접시에 머물러 있다.

나의 배는 만족하지 못하고 한접시를 더 요구하고 있었다. 

나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멍해졌다. 

음식에 대한 욕구를 무절제하게 방치했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나는 폭식증에 빠진 것이다. 

순간 음식에 대한 알아차림이 이루어졌다. 

그래서 나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잠시 마주했다. 

두접시를 먹을 것인지?

아쉽지만 한접시로 멈출 것인지?

결국 답은 뻔했다. 

접시를 반납하고 나는 다소 허기진 상태에서 식당을 나왔다.

알아차림 명상을 통해서 겨우 폭식증의 

욕구에서 벗아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폭식증이 만들어내는 무시무시한

중독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씁쓸했다. 

순간 화가 나기도 했다.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폭식증에 빠지고

그로 인해서 살찐것에 대해서 불편해하는

내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러면서도 나에게 작은 미소를 지었다.

뭔가 뿌듯했다. 

음식의 중독에서 벗어날수 있다는 자신감..

내 생각을 이토록 통제하지 못하고 

문제가 터질때까지 가는 것은 중독이다.

내가 알콜중독에 빠질때도 그러했고

담배중독에 빠질때도 그러했다. 

그것에 흠뻑 빠져서 취해있을때는 배가 부르듯

기분이 좋았지만 정신이 깨어난 상태에서 보니

어떠한 기쁨이나 행복이 없는 중독자의 모습일 뿐이다.

겨우 술과 담배에서 벗어났는데

어느순간 그 집착이 음식으로 전이된 것이다. 

그나마 일찍 알아차려서 다행이기도하다.

나중에 폭식증 돼지가 되고나서 후회하다가는

건강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이는 건강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자기통제력의 상실이라는 너무나도 슬픈 결과를 초래한다.



행복이란 그냥 배부프고 기쁜 상태만을 말하지 않는다. 

비싼집과 차와 직장만을 말하지 않는다. 

진정한 행복은 평온함과 함께 한다. 

분명한(지혜) 알아차림을 통해서

집착으로부터 벗어난 상태를 말한다. 

내가 내 생각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매 순간 순간 깨어있는 정신상태를 유지할수 있어야 한다. 

나는 평생을 무언가에 홀리듯 

아니면 내 욕심에 홀리듯 취해서 살아왔다. 

그것이 최고인양 망상을 부여잡고 살아왔다. 

그것을 고통이라고 한다. 

멈추지 않는 수레바퀴속에서 살아가는 어리석은

자의 삶의 모습이라고 할수 있다.

가끔 지혜로운 알아차림을 통해서 잠시 멈추기도 한다. 

그리고 잠시후에 다시 어리석음의 늪에 빠진다. 





사실 부페에 가서 음식 한접시를 먹느냐?

두접시를 먹느냐? 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나는 다음에 세접시를 먹을지도 모른다. ㅎㅎ

다만 알고 먹는것과 전혀 모르고 먹는것은 다르다.

음식을 먹는 섬세한 즐거움을 느끼는 것과

돼지가 생존을 위해서 집어 넣는 것은 다르다. 

같은 양을 먹더라도 알아차림이 있는것과

그냥 배를 빵빵하게 부르기 위한 목적과는 크게 다르다.

인간은 너무나도 쉽게 조건화된다. 

과거의 습관에 익숙해진다.

그것이 최선인양 착각하고 오늘도 잘못된 행동을 반복한다. 

10년전부터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말만 한

나의 어리석은 모습처럼 말이다.



한번정도는 나의 행동에 대한 온전한 알아차림(명상)을

해보기 바랍니다.

그것이 잘못된 행동에 대한 가장 건강한 치료이다.

우리는 생각의 노예가 아닙니다.

우리는 그 생각이 주체이며

그 생각을 알아차림으로써 지혜롭게 

이끌어갈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냥 하던대로 놔두지 말고

잠시 그 생각이나 행동을 멈추고 그대로 바라보는 겁니다.

그러면 틀림없이 틈(지혜의 공간)이 보일 겁니다.

그때 자신을 온전히 지켜볼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동안의 생각이나 행동이 얼마나

무의미했으며 어리석었는지 보일 겁니다.

저도 이제 시작이라 갈 길이 멉니다.

다만 하나씩 그렇게 깨닫고 내려놓는 과정이

저에게는 가장 큰 기쁨이자 큰 수행입니다.

최소한 술과 담배와 음식으로부터 

나를 지킬수 있으니까요. ^^*


김영국 행복명상 연구소장